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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육군 제보

[육대전] "군대에서 다치면 안 되는 이유"

by 육대전 2022.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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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저는 육군 50사단에서
복무 후 만기 전역한 예비군입니다

 

더 이상 말을 안 하고 있으면 많은 사람들이
저와 같은 피해를 받을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저는 20년도 3월에 박격포 숙달 훈련 중
동기의 실수로 놓친 박격포를 받쳐 들다가
좌측 손목에 강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한동안 병원에 갈 수 없었기에
버텨야 했던 이유도 있었지만, 제가 다쳤다는
이야기를 상부에 이야기하지 말라는 외압도
있었기에 저는 참고 견딜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버티고 버티다 2020년 7월에 국군병원에
가서 MRI 영상을 촬영했습니다.

 

저는 국군병원에 가기 전 제 질병에 관한
증상을 검색해서 찾아놓고 군의관에게
이런 증상이 있고 이런 질병이 의심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진단은 제가 예상했던 대로 TFCC
(삼각섬유연골파열)였습니다.

 

하지만 국군병원에서는 별거 아니라고
대충 넘겼고 진통제와 찍찍이가 달린
손목 보호대 처방이 전부였고 아프면
6개월 후에 MRI를 다시 찍어 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통증은 여전했고 설상가상으로
손에 미세한 떨림이 지속적으로 생기기 시작하여

 

10월에 제 연가와 포상휴가로 외부 병원에서
진단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외부 병원 의사선생님께서는
제가 군 병원에서 찍은 MRI 영상을 보시더니

 

'너덜너덜해진 인대'라는 표현을 쓰시면서
많이 찢어졌었고 수술을 했었어야 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겨울이 찾아오면서 저는 어깨와 팔꿈치
쪽에서도 알 수 없는 통증을 계속 느꼈고

 

2월에 국군병원에서 MRI를 재촬영했으며,
영상 촬영 결과를 본 새로 바뀐 군의관님은
'흐물흐물해진 인대가 산을 2~3개 그리고 있다'
라는 표현을 쓰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3월에 병가를 받아 종합병원에서
검사와 진료를 받았는데 손에서 일어나는 떨림은
좌측 손목의 외상 이후 후유증으로 보인다고 하셨습니다.

 

협진으로 신경과와 정형외과 진료와 검사를 받았는데,
좌측 어깨 쪽에는 ‘상완 신경총’
(어깨와 쇄골 쪽 말초신경계 손상)이라는
병명을 진단받았고

 

좌측 손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떨림은
좌측 손목의 외상 이후 후유증으로
보인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현재 팔에 강한 힘을 줄 수 없고
가벼운 물건도 오래 들지 못하고 어쩌면
거의 평생을 약을 먹어야 하고 통증이 올 때마다
주사를 맞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한의원에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치료를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호전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2021년 8월 OO 보훈 지청에
국가유공자 신청을 했고 올해 1월 5개월간
심의 끝에 연락이 왔는데, 결과는 '비해당'이었습니다.

 

사유는 2013년도에 제가 축구하다가
팔을 약간 다쳐서 1~2주 깁스를 하고
물리치료를 받았는데

 

군에서 다친 것보다 13년도에 다친 게
더 연관이 있어 보이고 그분들이 보기에는
후유증이 없어 보이고 사는데 지장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2013년도 부상 당시의
진료기록지를 발급받아 왔는데 기록지상에서는
오른손이 다쳤다고 나오더군요
저는 왼손이 아픈데요..

 

군에 입대할 때는 내 아들, 다치면 남의 아들이라는
말이 참 피부에 와닿는 거 같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여도 손목 연골은
너덜너덜하고 왼손은 거의 닥터 스트레인지
손 마냥 떨리고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평생 약을 먹고 주사도 지속적으로 맞아야
될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이게 어디를 봐서
후유증이 없고 사는데 지장이 없는 걸까요?

 

운동도 알바도 힘을 쓰는 것을 못하는데
이게 정상이고 후유증 없는 게 말이 될까요?

 

8년 전에 다친 게 이제 와서 후유증으로
남았다는게 말이 될까요?
(그것도 반대쪽 손이 다쳤는데 말이지요)

 

군대에서 다친 것을 옛날 부상 기록까지
뒤져가면서 한몫 챙겨가려는 사람 취급하고
그런 대우를 한다는 것이 말이 될까요?

 

얼마나 장애가 와야 장애로 인정해 줄까요?

 

대한민국 군대에 누가 가고 싶고
누가 희생하고 싶을까요?

 

18개월 나라를 위해서 희생하며 봉사하고 왔는데
이런 나라로부터의 대우가 과연
정당하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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